네 덕분
결국 순무를 만나진 못했다.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께 혹시 이 주변에서 흰 고양이를 본 적이 있느냐 물었다. 제가 작년에 여기서 한 달을 살았는데요, 밥 주던 고양이를 보고 싶어서 왔거든요. 설명도 덧붙였다. 흐음. 그래요? 저도 저번에 여덟 마린가 여기 근처에서 봤었는데, 로드킬을 당한 건지 구역을 옮긴 건지 안 보이더라고요. 일 년이면… 찾기 어려우실걸요. 그래도. 내 머릿속엔 그래도, 라는 말이 둥둥 떠다녔다. 실낱같은 희망으로 순무를 찾아다녔다. 동네를 누비며 고양이 세 마리를 우연히 만났지만 순무는 아니었다. 예전에 살던 곳을 세 번이나 가봤지만 없었다. 그 근처에서 순무야, 순무야. 불러도 없었다. 쨍하게 더운 낮과 바람 선선한 오후와, 깜깜한 밤. 이렇게 세 번을 갔다. 첫 번째 갔을 땐 두 번..
2019. 6. 28. 2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