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와 인생
게을러지기 쉬운 오후 두 시, 카페로 걸음을 옮겼다. 내일까지 제출해야 할 짧은 소설 퇴고를 위해서다. 카페 안은 월요일 오후였지만 주말처럼 붐볐다. 창가 자리에 앉았다. 창으로 해가 들어왔다. 일정한 간격으로 들어오는 햇빛은 마치 기다란 흰색 줄 같았다. 책상 위 노트북 위에도, 마우스 위에도, 밀크티 위에도 햇빛이 내려앉았다. 북적거리는 실내였지만 창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고요해졌다. 맞은편 집에 걸어놓은 빨래가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렸다. 다시 노트북으로 시선을 옮겼다.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한 번씩 훑은 뒤, 내가 쓴 글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을 적어두었다. 예를 들면 ‘사건이 어디에서 어디로 시작되는가, 무엇과 무엇이 충돌해서 오는 것인가, 에 대한 것을 분명히 하기.’ 같은 거다. 몇 가지를 ..
2019. 6. 17. 2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