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라내는 연습
머리를 잘랐다. 얼마 만에 자르는 건지 궁금해 핸드폰 사진첩을 뒤졌다. 17년 6월부로 더는 미용실에 가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이 그다음이었고. 일 년 하고도 칠 개월을 내리 기른 거였다. 긴 생머리를 해보고 싶어 머리에 손대는 걸 꾹 참았더니 어느새 가슴까지 길어있었다. 머리도 잘 빗기고 엉키지도 않았다면 그대로 길렀을 테지만, 제멋대로였다. 머리 중간중간 하얗게 상한 부분이 보여 나도 모르게 손으로 뚝뚝 끊어내기 일쑤였고 머리끝은 갈라지고 푸석해져서 빗자루 털 같았다. 건조하고 윤기 없고 밑으로 쫙쫙 뻗어있는 모양이었다. 잘 빗기지도 않았다. 그때마다 엉킨 걸 푸느라 자꾸만 두피가 댕겨서 아팠다. 도저히 안 되겠다, 긴 머리가 마음에 들어 자르고 싶지 않았지만 상한 건 잘라야 했다. 동네에서 자를까 ..
2019. 1. 8. 2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