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해도 (나름) 괜찮아
집을 나섰다. 굳이 외출하지 않아도 됐는데 마음이 답답해서 걸어야 했다. 누가 눈치 주는 것도 아닌데 나 혼자 마음이 너무 불편했다. 점심때 있었던 가족외식에 가지 않은 이후부터였다. 갑작스럽게 만들어진 자리라 굳이 가지 않아도 될 자리였지만, 무엇보다 내가 ‘일하지 않고 집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싶지 않아서였다. 난 나름대로 열심히 글을 쓰고 있다. 하루 한 편 글쓰기 프로젝트 말고도 잡지 에세이에 투고할 글도 쓰고 있다. 가족들은 이 사실을 모른다. 짜잔! 하며 잡지에 실린 글을 직접 보여주고 싶어 부러 얘기를 안 했다. 집 근처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B에게 거는 전화 버튼을 눌렀다. 나 집을 나왔어, 하고 운을 뗐다. 지나가던 아저씨가 나를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흘끔 쳐다봤다. 오늘은 있지..
2018. 10. 2. 2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