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을 맑게 하는 타박상
지금으로부터 사흘 전 밤, 암막 커튼을 치고 불을 껐다. 탁, 스위치를 누르니 빛이 사라졌다.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한기가 느껴져 후리스를 입으려고 일어났다. 빛에 익숙해진 눈으로 본 내 방은 어둠 자체였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검은색 안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었다. 손을 뻗어 휘휘 저으며 더듬더듬 걸었다. 매트리스 바로 앞에 옷장을 두었으니 일어나서 두세 걸음이면 닿을 거리였다. 이렇게 많이 걷지 않아도 금방 닿아야 하는데. 내 손에 아무것도 걸리는 느낌이 없어서 불안했다. 그때였다. 커다란 옷장에 내 코를 부딪친 건. 아우! 소리가 절로 나왔다. 아주 잠깐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다시 불을 켜 거울을 봤다. 부딪친 부위가 욱신거렸다. 작은 점 크기만큼 피가 나고 있었다. 피? 얼마 나지 않았지..
2019. 1. 19. 2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