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오늘은 아무것도 적지 못하겠다. 평소와 같은 하루였는데. 책을 읽고 글쓰기에 대해 고민하고 도서관에 가서 새 책을 빌리고 오랜만에 가족끼리 외식을 했는데. 연극도 봤는데. 도저히 내 마음을 잘 적지 못하겠다. 특별한 일이라면 공모전에 떨어지고 우체국에 가 블루투스 키보드를 처음 보는 사람의 주소와 이름으로 보낸 것뿐인데. 쌀쌀한 날씨도 여전하고 우리는 어제도 봤던 사이인데 왜 이렇게 낯설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엄마가, 아빠가 참 멀게 느껴져. 우린 서로를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끔은 타인보다도 멀게 느껴져서 나는 누구인지 생각하게 돼. 그럴 때면 내가 너무 불쌍하단 생각이 들어서 뭔가를 더 적으려고 하면 다 지워버리게 돼. 구구절절 적어도 내 마음이 다 담기질 않아서. 그러니 오늘은 여기까지만..
2018. 11. 1. 2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