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근차근, 천천히
온종일 집에서 빈둥댔다. 주말 오전을 모두 잠으로 보냈다. 거실 소파에서 안방으로 자리를 바꿔가며 잠을 잤지만 그래도 오늘처럼 푹 잔 날이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꿈을 몇 번 꿨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몽롱한 상태로 아침 겸 점심을 먹으니 나른한 오후가 찾아왔다. 베란다 창문을 열어보니 창밖에서 불어오는 후덥지근한 바람이 느껴졌다. 긴팔을 반팔로 갈아입을 만큼 더웠다. 기사를 보고 알았지만, 오늘은 한낮의 기온이 26.5도까지 올라갔다고 했다. 초여름 날씨였다나. 베란다 큰 창 앞에 놔둔 크로톤을 바라봤다. 곧게 피어난 잎 사이로 새로운 잎이 돋아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초록색 잎망울이었다. 배양토를 듬뿍 깔아주고 영양제도 꽂아준 걸 알아주는 건가. 세 개나 움트고 있었다. 며칠 전 봤던 영화 의 ..
2019. 5. 5. 2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