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해서 그래요
미리 써 둔 여행기 한 편이 날아갔다. 우도에 쓴 한글 파일을 불러왔다. 여덟 번째 여행기였다. 한라산에 관해서 쓰려고 내용을 모두 지우고 8. 한라산, 까지 적었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저장 버튼을 눌렀다. 순간 머릿속에 물음표 몇 개가 떴다. 당황하지 않았으면 되돌리기 버튼을 눌렀을 텐데. 한글 파일을 꺼버렸고 마음 깊숙한 곳에서 짜증이 밀려왔다. 다섯 글자를 쓰고 2000자가 넘는 여행기 한 편을 지운 셈이었다. 방법은 없는 건지 지식인에 찾아봤지만, 유감입니다, 라는 답변이 있었다. 집중이 안 돼서 간 카페였는데 일을 더 만들어버렸다. 혹 떼려다 혹 붙였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절로 나온 말이었다. 유난히 잘 안 써져서 끙끙 앓던 나날이 떠올랐다. 피곤함을 무릅쓰고 카페에 가지 않았으면 이런 일은..
2019. 3. 3. 2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