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켈트족
지하철에서 핼러윈 분장을 한 외국인을 봤다. 자동문 앞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을 쳐다보며 서 있었다. 장난을 치는 거였다. 눈 주위를 보라색으로 둥그렇게 칠하고 그 위에 검은색으로 한 번 더 칠한 뒤 빨간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마녀 콘셉트였다. 아무 생각 없이 책을 보다 문이 열린 찰나에 마주쳐 깜짝 놀랐지만 웃음이 났다. 일행은 두 명이었고 총 세 명이 무리 지어 있었다. 벌써 핼러윈을 즐기는구나. 자기들끼리 웃으며 이야기를 했다. 생각해보면 저들은 타국 사람들에게 농담을 던진 셈이었다. 말하자면 ‘서프라이즈!’같은. 아쉬운 건 우리나라 사람들 그 누구도 반응을 해주지 않았다는 거였다. 와우! 비슷한 짧은 감탄사라도 해줬다면 덜 민망하지 않았을까. 나 또한 마찬가지다. 설핏 웃고 책으로 눈길을 돌렸다...
2018. 10. 24. 2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