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날 알아본 순간

2018. 12. 21. 23:54이제는 여행작가



  오늘은 즐거운 소식이 하나 있다. 사실 어제부터 알고 있었지만, 오늘을 위해서 하루 동안 아꼈다. 어제 오전 아홉 시 반, 모르는 번호로 부재중 전화 두 통이 와있었다. 방해금지 상태로 해놓은 탓에 받지 못했지만 원래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는 잘 받지 않는다. 한 통이면 안 걸었을 전화지만 두 통이니 급한 건이라고 생각해 번호를 눌렀다. 들려오는 건 반가운 내용이었다.

  “혹시 두피디아 여행기 올리셨나요?”

막 일어난 참이라 소금물로 가글을 하려고 한 손엔 플라스틱 컵 한 손엔 휴대폰을 든 채로 화장실 세면대 앞에 서 있었다.

  “?(두피디아?) !”

  “, , 저희가 내일 발표할 예정인데요, 장려상 받으셔서 연락드렸습니다. 근데 이름이 담차로 되어있어서요.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이름을 알려준 뒤 전화를 끊었다. 우와! 장려상! 기분이 좋았다. 그동안 도전했던 잡지 원고 투고와 공모전에서 모두 연락이 없었는데 드디어 뭔가 즐거운 일 하나가 생겼다. 기쁘다. 내 글이 누군가 보기에 좋았다는 걸 느꼈으니까. 사실 공모전을 한 번에 여러 개 준비하다 보니 두피디아 여행기 공모전에 시간을 더 투자하지 못했다. 그때 마침 신춘문예가 있어서. 그래도 이렇게 재밌는 추억 하나 생겼다니 좋다. 예전에 쓴 글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해 오늘 다시 읽어봤다. 쑥스러웠다. 더 잘 쓰면 좋았을 걸, 이런 생각도 들고.

  오랜만에 한숨 돌렸다. 내가 그동안 쓴 게 모두 헛되지 않았다는 걸 느꼈으니까. 의심과 불안이 조금씩 사라진 순간이었으니까. 더 열심히 써서 두피디아 여행 작가 협의를 하고 싶다. 그러려면 콘텐츠가 필요하겠지. 그럼 난 여행을 떠나야 할 테고. 사실 내 목적은 여기 있었다. 여행의 타당성을 찾는 거. , 나 글 쓰러 여행 갈 거야, 이 말을 너무 하고 싶었다고! 아직은 상황이 안 되니 진짜로 글쓰기 위해 여행을 가는 그날까지 열심히 글을 다듬고 준비를 하도록 하자. 또 어떤 재미난 일이 날 기다릴지 기대된다. 요 며칠 힘들었던 게 싹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여행기는 제주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나의 섬, 제주 한 달>이 주제다. 글 두 개밖에 안 올려서 민망하지만, 이곳에 링크를 걸어둔다. 기쁨의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서. 다시 힘들고 지치고 불행하다고 느낄 때,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하자. 누군가가 나를 알아봐 준 순간을.


http://www.doopedia.co.kr/travel/listContents.do?keyword=damcha



 (짝짝짝! 수고했다 과거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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