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샤프 한 자루 때문에
조용한 공간이 좋은데 집은 너무 시끄럽다. 특히 아빠랑 같이 있을 때면 조용한 분위기가 확 깨져버린다. 윗집에선 쿵쿵대고 강아지 금복이는 컹컹 짖는다. 휴. 조용히 있고 싶다. 오늘은 장판을 교체했다. 원래 있던 것 위에 덮어씌웠으니 한 겹 더 깔았다고 해야겠다. 거실에 있는 짐이며 주방에 있는 잡동사니들을 싹 치웠다. 며칠 전부터 시작된 일이었다. 방 안에 쑤셔 박았다. 길었던 두 시간이 지나고 나니 12시 반이 넘어있었다. 10시에 와서 12시 반에 떠났으니 보통 일이 아니었다. 일할 때면 내 이름 먼저 부르는 아빠와 간병인 권사님에게서 온 전화가 울리는 엄마의 핸드폰, 자꾸만 울리는 장판 업체 권사님의 핸드폰, 지독한 접착제 냄새, 풀 냄새까지. 정신이 없었다. 점점 짜증이 났다. 무슨 일만 하면 ..
2018. 11. 14. 2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