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그랬구나
바람도 온도도 차가웠지만, 왠지 여름이 생각나는 날씨였다. 냄새도 그렇고 뿌연 하늘색이 초여름 해가 막 지기 전 모습 같았다. 냄새도 달랐다. 확실히 며칠 전과는 달랐다. 따뜻한 기운이 코끝에 맴돌았다. 춥지만 포근한 느낌이었다. 어딘가 고요하기도 했고. 카페에서 글을 쓰고 산책을 하는 길이었다. 눈앞에 뭔가가 흩뿌렸다. 얼굴 앞으로 다가오는 벌레인 줄 알고 손을 휘휘 저어 피했지만 생각해보니 겨울에 큰 벌레는 드물었다. 자세히 보니 하얬다. 눈이었다. 흰 눈이 조금씩, 조금씩 내리더니 비처럼 쏟아졌다. 내 머리 위에, 모자 위에, 패딩 점퍼 위에 앉았다. 10분 남짓한 시간이었을까. 그렇게 계속 올 것만 같던 눈이 그쳤다. 언제 왔냐는 듯이. 생각해보니 올해 첫눈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니 눈은 온데간데없..
2019. 2. 1. 2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