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책과 내 글 사이의 나
도서관에 다녀왔다. 얼마 만이지. 한 이주만인가. 그동안 내 글 읽느라 멀미 났던 나날을 보낸 탓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읽지 못했다. 어제가 반납일이었는데 정신이 없어서 하루 연체를 했다. 이젠 제발 다른 사람 글 좀 읽고 싶다! 속으로 외친 게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도서관 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같은 글을 계속 읽고 고치고 다시 쓰는 게, 그걸 수십 번 반복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내가 쓴 거지만. 아니 오히려 내가 쓴 글이라 더 그랬다. 과거의 나, 이런 문장을 썼단 말이야? 이 단순한 맞춤법도 모르고? 하며 기가 막힌 상태가 될 때도 있었으니까. 수십번 읽었으니 이젠 더 틀린 건 없겠지, 하며 맘 편히 책장을 쓱 넘겼는데 오타와 띄어쓰기 오류를 찾았을 때의 그 느낌이란. 등골이 오싹할 정도다. ..
2018. 12. 27. 2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