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 (Christopher Robin, 2018)/ 다시 만난 나의 친구
잊고 있던 나만의 친구, 곰돌이 푸를 봤다. 어린 시절 누구나 인형 친구 한 명쯤은 있었을 거다. 난 유난히 인형을 좋아해 고등학생 때까지 머리맡에 수십 개의 인형을 두고 잤다. 그러니 어렸을 땐 오죽했을까. 크리스토퍼 로빈처럼 나에게 곰돌이 푸는 특별한 친구였다. 만화를 봤던 기억은 잘 나지 않는데 아마 귀여운 외모 때문에 좋아했던 것 같다. 노랗고 부들부들한 털에, 볼록 나온 배를 내밀며 슬며시 웃고 있는 얼굴이 좋았다. 유치원 가방에 곰돌이 푸를 넣어 몰래 가져간 적도 있다. 나보다 작은 인형 친구가 내 가방 안에 들어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했다. 진짜 친구와 함께 갔던 것처럼 기분이 좋아 들떴다. 틈날 때마다 내 이름 석 자가 적힌 알록달록 가방 지퍼를 열어 푸가 잘 있는지 확인했다. 잘 있다는 걸..
2018. 10. 8. 2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