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자 부인
엄마는 가끔 날 리자 부인, 하고 부른다. 익숙한 그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가. 맞다. 모나리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그림말이다. 긴 검정 머리가 어깨를 덮고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는 부인의 이름을 왜 나에게 부를까. 엄마와 마주 앉아 밥을 먹거나 내가 뭔가를 하고 있을 때 슬그머니 리자 부인, 또 부르곤 한다. 한 번은 내가 모나리자를 닮았냐며 엄마 앞에서 핸드폰으로 그림을 찾아 닮은 점을 찾아봤다. 잘 모르겠는데. 굳이 찾자면 끝으로 갈수록 흐려지는 눈썹정도랄까. 도대체 어디가 그리 비슷하냐고 묻자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엄청 예쁘지도 않고, 그렇다고 엄청나게 못생기지도 않은 오묘한 매력이 있단 말이야.”욕이야 칭찬이야. 나는 그게 무슨 소리냐고 대꾸했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새어 나왔다. 엄..
2018. 12. 5. 2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