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흐름대로 보낸 하루
한 달에 한 번 오는 피의 날이다. 아랫배는 알싸하게 아프고 욱신거린다. 가끔 움찔거리는 통증까지 찾아오는 날이라 약을 먹었다. 약을 먹는 게 시간을 아끼는 일이니까. 알약을 잘 못 먹는 나는 생리통약 한 알을 몇 번의 시도 끝에 먹고선 찜질팩을 찾았다. 할머니 허리 찜질을 하시라고 엄마가 사다 둔 찜질팩이었다. 전자레인지에 1분 30초가량 돌리고 수건에 돌돌 말아 아랫배에 대고 누웠다. 자세를 바꿔 허리에 놓고 눈을 감았다. 잠이 올 듯 말 듯한 몽롱한 기분으로 얼마나 누워있었을까, 조금씩 괜찮아지는 걸 느껴 자리에서 일어났다. 책을 폈다. 며칠째 흐트러진 몸과 마음을 잡아두고 싶었는데 그 뜻은 책을 읽고 싶다는 뜻과도 같았다.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을 폈다. 2010년도 제1회였다. 도서관에서 ..
2019. 2. 15. 2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