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목요일 나들이
엄마와 저녁 약속을 잡았다. 월급날은 다음 주 월요일이지만 미리 한턱 내는 거였다. 장소는 서점 사람들이랑 회식했던 파스타 집이었다. 상수역 1번 출구에서 엄마를 기다리며 생각했다. 엄마랑 밖에서 따로 만난 적이 있었나. 집에서부터 같이 출발한 적은 많았어도 아예 다른 사람을 만날 때처럼 약속을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엄마와 팔짱을 끼고 걸었다. 바람이 많이 불고 공기가 차가웠지만, 발걸음은 가벼웠다. 매운 새우 파스타 하나와 로제 파스타 하나를 시켰다. 엄마는 맛있다며 후루룩후루룩 파스타를 입에 넣었다. 가게와 거리엔 온통 젊은 사람들이었다. 모두 친구나 애인처럼 보이는 사이였다. 나처럼 엄마와 함께 있는 사람은 한 명도 보지 못했다. 어렸을 땐 엄마랑 노는 게 제일 재밌었는데. 언제부터 엄마와 ..
2019. 3. 21. 2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