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것과 글쓰기
목요일 아침마다 부산스레 아침을 먹고 나갈 준비를 했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현충일이라 소설 수업은 한 주 휴강이었다. 창문을 통해 본 하늘은 먹색이었고 바람을 타고 비 냄새가 났다. 외출계획이 없으니 오늘은 집에서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잘 안됐다. 글은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방 안에 틀어박혀 써야하는데 그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필요할 때마다 나를 부르고 찾았고 난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 마음이 복잡하고 어지러웠다. 글을 써야 하는데. 뭔가를 조용히 떠올리고 골똘히 파고들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방을 찾아보다가 여행기를 올리고 책을 읽다가 잠이 들고. 저녁을 먹고 엄마를 도와주다 또다시 방을 찾아봤다. 빨리 감기 한 것처럼 오전에서 밤이 금방 찾아왔다. 시간을 흐지부지 쓰는 게..
2019. 6. 6. 2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