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시계
구매한 지 삼 년쯤 된 시계에 약을 갈았다. 멈춰서 더는 시침과 분침이 움직이지 않는 백 원짜리 동전 크기 만한 시계다. 줄도 낡아 교체하는 방법이 없을까 시계브랜드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지만, 따로 살 방법은 없어 보였다. 내가 구매한 모델을 찾아봤지만 없었다. 어쩌면 삼 년이 더 됐는지 모른다. 클로이(CLOI)라는 브랜드인데, 초침이 초록색 새싹 모양인 게 맘에 들어 샀다가 언제부턴가 차지 않았다. 약이 다 떨어져 움직이지 않았을 때부터였겠지. 얼마 동안 서랍 속에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멈춰있는 시계에 숨이 붙으니 초록색 초침이 움직였다. 새싹도 일초에 한 번씩, 일정하게 움직이고. 귀를 가까이 대 째깍째깍 소리를 들었다. 내가 쓰던 물건을 다시 쓰게 되니 기분이 남달랐다. 이 시계를 차던 과거의 어..
2018. 12. 4. 2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