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
엄마와 함께 교회에 갔다. 오랜만에 단둘이 외식을 하고 음료도 사 먹었다. 카페 바깥 의자에 나란히 앉아서. 근처 공원에선 작은 분수가 물을 뿜어대고 있었고 따로 겉옷을 입지 않아도 될 만큼 더운 날씨였다. 햇볕을 쬐며 거리의 사람들을 보고 엄마의 말을 듣고, 길가에 꽃과 나무를 봤다. 나른한 오후였다. 엄마와의 나들이는 부러 시간을 만들지 않으면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와선 청소를 하다가 온종일 책만 읽으려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잡생각이 들어서다. 그럼 무얼 할까. 생각을 죽이는 데엔 핸드폰을 하는 게 효과적이었다. 별 관심 없는 기사나 유튜브 영상을 봤다. 내가 하려던 건 이게 아닌데. 어떤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으므로 멈출 순 없..
2019. 6. 2. 2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