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짓
뻥 뚫린 승강장을 보는 게 이상했다. 광화문역에서였다. 스크린 도어를 재설치할 예정이니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주의하라는 문구가 기둥에 붙어있었다. 예전엔 다 이렇게 뻥뻥 뚫려있었는데. 스크린도어가 생긴 이후 다시 보니 이상했다. 출입문 번호 뒤로 노란 선 두 개가 죽 늘어졌다. 군데군데 주황색 컬러 콘이 놓여있었다.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노란 선을 오래 밟고 있거나 넘으면 삐용삐용 알람이 울렸다. 시민들의 동태를 감시하는 경찰과 조끼를 입고 안전 지시봉을 든 할아버지가 보였다. 꽤 요란스럽게 울리는 경고음이 자주 들렸다. 시끄러웠다. 열차가 왔다. 유난히 천천히 진입하는 것 같았다. 열차에 탈 때는 노란 선을 밟고 넘어야 했다. 알람이 또 삐용삐용삐용용 울렸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승강장에 몸을 던졌..
2018. 11. 16. 2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