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 달 살기 17. 오름을 오르고 내린 것뿐인데
[17] 다랑쉬 오름 다랑쉬 오름을 두 번째로 찾았다. 처음 찾았던 날엔 부슬비가 내려 안개가 자욱하게 가라앉아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았다. 바람도 불어서 오름에 오르다 아쉬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갔다. 맑은 날에 다시 가리라 다짐해서 찾은 게 오늘이었다. 환한 빛이 내리쬐는 날씨에 다시 보니 이렇게 높았나 새삼 놀랐다. 그땐 안개가 다랑쉬 오름 윗부분뿐만 아니라 아끈 다랑쉬 오름의 정체도 감춰버렸는데 오늘은 선명하게 보였다. 다시 만나니 반가웠다. 반갑다, 오름아. 제주 설화에 의하면 설문대할망이 치마로 흙을 나르면서 한 줌씩 놓은 것이 제주의 오름인데, 다랑쉬오름의 경우에는 흙을 놓자 너무 두드러져서 손으로 '탁' 쳐서 패이게 한 것이 지금의 분화구가 된 것이라고 한다. 근데 설문대할망이 흙을 아주..
2018. 9. 5. 2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