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하루와 나머지 반쪽 하루
낮잠을 30분만 잔다는 게 한 시간을 넘게 자버렸다. 점심을 먹고 내 방 책상에서 책을 읽다가 눈꺼풀이 무거워져 거실로 나갔다. 오후 두 시가 넘은 시간, 거실 바닥에 길게 늘어진 햇살이 날 부르는 것 같았다. 난 포근한 느낌에 이끌리듯 소파로 갔다. 편한 자세를 찾아 눕고 담요를 덮었다. 잠드는 건 나를 놓아버리는 일 같다. 나 잠깐 어디 좀 갔다 올게… 어딘데?… 글쎄, 잠깐만 다녀온다니까…… 몸과 머리의 대화랄까. 오후에 드는 낮잠은 특히 그렇다. 낮에 잤는데 깨어나도 낮인 게 이상해서 그런가, 좀 더 몽롱한 일 같다. 밤에 자서 아침이 되는 건 그렇다 쳐도, 해가 떠 있는데 자다 깨는 건 몇 시간이 지났는지 가늠할 수가 없어서 그런가. 하루를 두 번 사는 것 같다. 오전에 한 번 깨고 다시 오후에..
2018. 11. 13. 2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