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나의 할머니
시간은 나를 뒤에 두지 않고 마구 달려간다. 그래, 너는 너대로 가라. 난 나대로 갈 테니. 어슬렁어슬렁 걸어가던 나에게 시간은 뒤를 돌아보며 말한다. 벌써 한 달이 지났지, 할머니 말이야. 맞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지 한 달 하고도 하루가 지났다. 가족들은 각자의 생활을 하는 중이다. 할아버지는 그동안 두어 번 손수건을 흠뻑 적시도록 우시더니 요즘은 괜찮다. 아빠도 고모도 그럭저럭 괜찮아 보인다. 엄마도 오빠도. 바쁘게 살고 있으니 슬플 틈이 없어 보인다. 나는 ‘그럭저럭’ 축에 낀다. 4월 10일엔 딱 한 달이 되는 날이란 걸 의식하고 있었지만 이제야 글을 쓰는 걸 보니 꽤 괜찮은 것 같다. 얼마나 괜찮냐면 인생 참 짧다고 느꼈으면서,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앞뒤 가리지 않고 하기에도 빠르게 스치는 게..
2019. 4. 11. 2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