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하루
오늘은 3월의 마지막 날이다. 3월 31일 일요일. 윗집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려 뒤척인 것만 빼면 그럭저럭 자고 일어났다. 10시쯤 씻고 늦은 아침으로 사과 한 개를 먹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바로 을. 영상미가 좋다는 평을 많이 들어서 궁금했고, 무엇보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이 어떻게 쓰였나 궁금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기 전에 OST만 따로 들었을 정도로 류이치 사카모토를 좋아한다. 음악은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적이고 나른했다. 보는 나까지 나른해질 정도였다. 이탈리아 북부라고 나오는 영화 배경지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어딜 가나 푸른 초원이 펼쳐져 있고 나무는 줄을 맞춰 서 있다. 뜨거운 햇볕 아래 넘실대는 맑은 바다와 하늘은 가까이 있으며 언제든 갈 수 있다. 식사를 할 수 있는 식탁이 있고..
2019. 3. 31. 2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