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풍경이 물밀듯 생각을
소설 수업을 듣고 제주에 왔다. 소설과 제주도. 하루 안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두 번씩이나 만났다. 비행기가 뜰 수 있을까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지연이나 연착 없이 바로 올 수 있었다. 비행기 안 창문으로 바라본 구름은 크림 같았다. 부드러운 구름 위에 폴짝 올라가고 싶을 정도였다. 날씨가 좋다는 게, 아무런 사고 없이 제주로 간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았다. 제주에 가까워질수록 파랗고 맑은 하늘이 점점 회색빛이 됐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어쨌든 왔으니. 제주는 회색 얼굴로 가만히 날 반겨줬다. 오랜만이구나, 제주야. 오자마자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동문시장에 갔다. 몇 번 왔던 길이라 금세 기억이 났다. 어떤 가게에서 뭘 먹었는지, 어느 장소에서 우연히 고양이를 만났는지도 다 기억났다. 한 달..
2019. 6. 27. 2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