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 달 살기 33. 다시, 왔던 곳으로
[33] 김녕 세기알 해변-제주 공항-서울 아침 겸 점심을 먹으며 순무에겐 참치를 줬다. 이별 선물이다, 하면서. 밥을 먹고 분리수거와 쓰레기 배출을 했다. 남은 짐을 정리하면서 틈틈이 마당으로 나가 순무와 놀았다. 오랜만에 배부르게 먹었는지 몸단장이 한창이었다. 열두 시쯤 집을 나섰다. 외출할 때마다 마당에서 사진을 찍기로 했는데, 오늘은 순무와도 같이 찍었다. 순무는 내 옆에 있는 큰 캐리어를 무서워하면서 궁금한지 킁킁 냄새를 맡았다. 그르릉 소리를 내며 내 다리에 몸을 비비는 순무를 만져주며 말했다. 나 이제 진짜 가, 잘 살아야 해 순무야. 순무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 지 대문 한 쪽에 핀 풀을 뜯어 먹기 바빴다. 그러다 집 근처로 따라 나와 차에 짐을 싣는 것을 그늘 밑에 앉아 가만히 바라봤다...
2018. 9. 21. 2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