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사실 거짓말이야
눈을 떠보니 열한 시 반이었다. 아침에 전화가 울렸고 아빠가 받았던 것 까진 기억이 나는데, 그 뒤론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푹 잤다. 아, 오늘 일요일이지. 아무런 기척이 없길래 엄마와 아빠가 교회에 간 줄 알았다. 개수대엔 설거지가 잔뜩 쌓여있었다. 은색 밥솥이 보였다. 밥을 해야 하는데, 귀찮네. 국그릇을 하나 꺼내 시리얼을 부었다. 시리얼을 적실 정도로만 우유를 붓고 수저로 바나나를 잘라 그 위에 얹었다. 내 아침과 점심이다. 최근 외식도 많이 한데다가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어서 속을 좀 비울 필요가 있었다. 밥에 김치가 간절했지만 그건 저녁때 먹기로 하자. 시리얼을 후루룩 들이켰다. 휴일엔 시리얼이지. 우유를 너무 많이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지만 배가 고팠기에 많이 먹었다. 잠에서 깨보니 아무..
2019. 3. 24. 2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