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세포분열 중
난 우유부단하다. 이름 하나 짓는 것도 오래 걸린다. SNS 계정을 지웠다고 쓴 글에 적었듯이 영화 음악 작곡가로 활동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만든 이름은 ‘유월’이었다. 내가 태어난 달이 유월이기도 하고 발음하기도 좋고 내 분위기와도 잘 어울려서 지은 거였다. 무엇보다 무난해서 음악을 하거나 글을 쓸 때 사용하기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포트폴리오를 유월이라는 이름으로 돌렸다. 근데 유월이라는 이름으로 엔딩 크레딧에 올라간 작품은 하나도 없다. 모두 이름을 만들기 전이나 만들 즈음에 만난 작품들이기도 하고, 막상 나를 소개하거나 대화를 나눌 때 어색해서 말을 못 꺼냈기 때문이다. 그렇게 두 번째 이름을 지었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분야의 이름에 어울리는, 재치 있다 느껴지는 단어를 찾..
2018. 10. 5. 2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