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진짜 장화를 살 때
오전 8시에 할아버지에게서 온 전화가 울렸다. 새벽 1시쯤 누운 나는 잠귀가 밝아 금세 깼다. 다시 자보려고 눈을 감고 이불로 몸을 감쌌다. 찬 공기가 방안을 맴돌았다. 외출 준비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윗집일 거다. 엄마!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엘리제를 위하여’를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도 들렸다. 이건 아마 아랫집일 거다. 8시인데 학교 안 가나. 다음으로 넘어가지 않고 한 프레이즈를 반복해서 연주했다. 피아노는 10시부터 치는 게 매너 아닌가. 아랫집은 우리가 강아지를 키울 때 짖는 소리가 시끄러우니 주의해달라는 쪽지를 현관문에 붙이고 간 적이 있다. 나도 피아노 소리가 시끄러우니 주의해달라고 쪽지를 붙이는 상상을 하며 눈을 더 꼭 감았다. 안 들으려고 하니 더 잘 들렸다. 속으로 음을 따라..
2018. 11. 8. 2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