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 아르바이트 4일 차-저는 앵무새예요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응모한 내 글은 선택받지 못했다. 잔돈을 바꾸러 간 은행에서 잠깐 짬을 내어 본 결과였다. 아, 안됐네. 그래 이렇게 쉽게 될 일이 아니지. 시간이 많았다면 자책과 비관적인 미래를 그리는 데 시간을 썼겠지만, 너무 바빴으므로 그럴 여유가 없었다.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할 때까지 600건 넘는 계산을 했다. 내가 제일 많이 한 말은 비닐 완전히 뜯으시면 교환 환불 불가하세요, 라는 말이다. 얇은 비닐로 쌓인 책들은 비닐을 다 제거하면 교환과 환불이 안 된다는 뜻이다. 봉투 100원인데 필요하세요? 이 말도 많이 했다. 툭 하고 날 건드리면 툭 나오는 말이었다. 계산할 때마다 꼭 한 번씩 했으니 대략 600번 넘게 한 셈이다. 앵무새가 된 것 같았다. 불가하세요, 이상한 존댓말을 안..
2019. 3. 4. 2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