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가방 - 김성라
작가는 고향인 제주를 떠나 서울 살이 중이다. 작가에게 서울은 너무 빠르고 복잡하다. 그리고 삭막하고. 매년 봄이 되면 어머니의 전화를 시작으로 제주에 내려갈 준비를 한다. 고향으로 돌아간다. 하얀 강아지보다 푸르른 풀들이 먼저 마중 나오는 곳으로. 집에 돌아왔으니 고단한 몸을 푹 재우고 다음 날 아침 새벽에 눈을 뜬다. 세상 편한 바지와 모자를 쓰고, 고사리를 담을 가방을 메고 어머니와 함께 고사리를 캐러 간다. 걷는 길마다 온통 푸르고 한창이다. 따뜻한 햇살이,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고사리 가방을 수북하게 채웠다. 벌써 서울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가만히 누워 생각해보니 지겨워서 떠난 이곳이 이렇게 좋았나 싶다. 그래도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간다 다시 서울. 삭막하기만 했던 서울의 모습에도 ..
2018. 8. 6. 1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