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누군가가 대신 노를 저어줬으면 좋겠어
향수를 뿌렸다. 기분 전환이 필요해서다. 서랍엔 얼마나 됐는지 모를 정도로 오래된 향수가 하나 있었다. 문득 나에게도 좋은 향이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집어 들었다. 칙칙. 허공에 뿌리고 그 아래에 빙그르르 돌기를 두 번. 그제나 지금이나 취향은 비슷한지 진한 장미 향을 맡으니 좀 나았다. 기분의 결이 좀 달라진 느낌이었다. 피곤해서 누워있던 한 시간 전의 분위기와는 확실히 달랐다. 옷장에서 트렌치코트를 꺼내 입었다. 봄을 실감하는 중이었다. 얇아진 외투에 장미 향까지 은은하게 풍기니 걸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미세먼지만 나쁘지 않았다면 훨씬 좋았을 테지만. B를 만났다. 무성의한 옷차림에 기분이 상했지만, 그것 때문은 아니었다. 갑자기 눈물이 터져 버린 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이런저런 얘..
2019. 3. 1. 2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