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는 게 꼭 나 같아서
카페에서 글을 쓴다. 여행기를 써야 하는데 어제도 그제도 글이 안 써진다는 이유로 미루던 걸 시작하기 위해서다. 억지로라도 시작하려고. 그래, 사진을 다시 보면서 그때 감정을 되살려보자. 사진 배치와 글 구성을 어떻게 할 건지 수첩에 적고 있을 때 중국어가 들렸다. ‘나는 빨간색을 좋아해요’를 어떻게 말하죠? 여자 목소리였다. 내 맞은편 여자가 앞에 학생을 앉혀놓고 중국어 과외를 하는 중이었다. 목소리가 귀에 쏙쏙 박히는 하이톤에 발음까지 정확했다. 큰 목소리에 주변 사람들이 흘끔흘끔 쳐다보는 것도 모르는 눈치였다. 긴 머리를 하나로 묶고 안경을 쓴 여자는 학생의 비위를 맞추며 적절한 농담과 개인사를 섞어가며 수업을 이끌었다. 학생도 성인인지 수업은 ㅇㅇ씨, 라고 불렀고 존댓말로 설명했다. 딱 부러지는 ..
2019. 4. 14. 2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