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현실이 더 소설같아
할머니는 일반병원에서 요양병원으로 옮겼다. 위치는 연희동이었다. 금요일에 옮겼으니 3일째였다. 엄마와 함께 병원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그러고 보니 엄마랑 같이 버스 타고 어디 가는 거 엄청나게 오랜만이다. 내가 엄마에게 말했다. 그런가. 엄마는 말했다. 엄마, 내 고향은 연희동이지? 엄마는 그렇다고 했다. 엄마와 함께 내 고향으로 간다. 꼭 16년 만이었다. 병원은 정말 엄마 말대로 대로변에 떡하니 있었다. 할머니를 뵙고 인사를 했다. 더 빠질 살이 없었는데도 그새 더 마른 모습이었다. 살가죽이 정말 간신히 붙어있었다. 손과 팔, 얼굴에. 미음을 좀 드셨다고 하니 다행이었다. 물 좀 줘, 할머니는 가끔 그렇게 얘기했고 병간호를 해주시는 할머니가 수저로 물을 떠먹여 줬다. 그 뒤로 다섯 번 더 물 좀 줘..
2019. 2. 24. 2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