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라 어찌할 바를 몰라
미세먼지가 최악에서 나쁨 수준으로 떨어진 날이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해제됐다. 파란 하늘과 구름을 봤다. 아주 오랜만에. 어제와는 다른 날씨였다. 점심을 먹은 뒤 산책을 했다. 10분 남짓의 짧은 산책 햇볕도 쐬고 학교에서 돌보는 고양이들도 봤다. 탁한 회색빛 하늘만 보다가 푸른 하늘을 보니 기뻤다. 마음속에서 꿈틀꿈틀 뭔가가 움직였다. 봄. 봄이다. 봄이구나. 햇빛에 반사해 반짝이는 초록 나뭇잎들과 풀을 보니 들떴다. 떡볶이집 있잖아, 거기 앞에 매화인지 뭔지 하얗고 분홍색 꽃이 피었어. 어제 엄마는 자주 가던 산책로에 꽃이 핀 걸 봤다고 했다. 꽃이라니.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와중에도 꽃은 피었다. 재촉하거나 부탁하지 않았는데도. 성내거나 권유하지 않았는데도. 때가 되니 꽃을 피워냈다. 봄이..
2019. 3. 7. 2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