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에 섞인 숨
할머니는 의사가 예상했던 토요일을 넘겼다. 복수와 영양제, 링거는 꼽고 있지만 소변 줄을 빼고 기저귀로 갈았고 미음도 드시기 시작했다. 혈관을 찾기가 어려워 여기저기 쑤시지 않고 겨드랑이 밑쪽에 큰 관을 하나 뚫었다는 것 빼고는 위기가 없었다. 예상보다 잘 이겨내고 계셨다. 살아계셨다. 눈가에 푸르뎅뎅한 멍이나 입술에 피가 배어 나오는 모습이 마음이 아팠지만, 그래도 살아계셨다. 오늘은 나를 세 번 만에 맞추셨다. 저번보다는 확실히 의식이 있는 모습이었다. 왜 이렇게 피가 났냐고 병간호를 해주시는 할머니에게 물으니 잇몸이 헐면서 까진 상처 때문이라고 했다. 미음을 다시 드시기 시작하면서 빼고 있던 틀니를 다시 끼우느라 그렇다고. 뺐다 꼈다 하면 더 안 좋기 때문에 힘들어도 지금 계속 끼는 중이라고도 덧붙..
2019. 2. 10. 2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