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음은 좀 더 쉬울 거야

2019. 1. 2. 23:59에세이 하루한편



  다시 받기로 한 책 세 권이 도착했다. 한 권을 추가해서 네 권이 왔다. 책을 포장할 비닐 포장지 200장을 주문했고 책을 한 번 더 읽었으며 책방 세 군데에 입고 메일을 보냈다. 어떤 답변이 올지 기대된다. 차례대로 얘기해보자면 새로 도착한 네 권은 처음 대량으로 받았던 책들보다 인쇄가 흐릿하게 됐다. 그냥 다음부턴 이 업체에서 하지 않는 거로 마음을 정했다. 여기만 이런 건지 다른데도 이런 식인지. 이곳저곳 많이 해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곳을 찾는 수밖엔 없겠다. 그다음, 비닐포장지를 산 이야기. 이건 좀 마음에 걸린다. 웬만하면 비닐을 사고 싶지 않았는데 책 표지가 보여야 한다는 책방이 있어 부득이하게 구매했다. 두 번째 책엔 꼭 종이 포장을 해야겠다. 그게 언제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책을 다시 한번 읽었을 땐 뭐랄까, 대화가 많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단위로 쓴 글이라서 그렇다고 해도. 지금 읽고 있는 <5년 만에 신혼여행>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일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 일기를 써야겠다고 쓴 글이 아닌데. 난감하네. 앞으로 맞춰야 할 균형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책이 되길 원하는가, 누구에게 읽히길 원하는가,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가. 처음부터 어떻게 완벽할 수 있겠어. 현재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결과물을 내놓는 게 내가 할 일이야. 그거면 됐지. 이 정도도 나쁘지 않아, 지금은 이만큼 했으니까 다음엔 이번보다는 잘할 거야. 그럴 거야.

  뭐든지 한 번이 어렵지 그다음은 쉬운 것 같다. 꽤 유명한 책방 세 군데에 입고 메일을 보냈다. 어떤 식으로 메일을 쓸지 정해놓으니 보내기가 수월했다. 받아줄지가 의문이지만. 지역별로 책방을 둘러보고 서너 군데를 정해서 입고 메일을 더 보낼 예정이다. 50권 정도 입고하는 게 내 목표다. 딱 절반을. 나머지는 마켓에서 직접 팔아보고 싶다. 안 해본 일 또 하나를 할 예정이라 신이 난다. 큰 상자 안에 담긴 90여 권의 책이 어떻게 날 처리할 거냐며 묻는 것 같지만, 뭐 어떻게든 되겠지. 누군가는 읽어주겠지. 걱정일랑 한 편으로 밀어둔다. 정 안 팔리면 냄비 받침대로 쓰세요, 하고 주변 사람들한테 나눠주면 되지. 설마 진짜 냄비 받침대로 쓰겠어.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이거다. 한 걸음 뗐으니 그다음 걸음 떼는 건 처음보다 쉬울 거라고. 내 책을 라면 끓일 때 사용하란 말은 결코 아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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