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은 일이야
성인이 되고 나서 엄마와 단둘이 어디를 간 적이 있던가. 세 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가방에 돗자리, 간식거리, 물을 챙겨 넣을 정도로, ‘여행’이라 부를 법한 무언가를. 멀리 떠난다는 걸 예감하고 간 적이 있었나.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걸 보니 엄마와 단둘이 간 건 처음인가 보다. 엄마는 며칠 전부터 나에게 물었다. 엄마 화요일에 쉬는 날인데, 우리 같이 오대산 전나무 숲길 갈까? 음. 그래, 상황 보고 가지 뭐. 어제까지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에 갈까 말까를 고민하던 우리는 가기로 결정했다. 바로 오늘 아침에. 동서울 터미널로 가서 진부역으로 가는 표를 두 장 끊었다. 프리랜서가 이래서 좋네. 돈은 못 벌어도 엄마랑 당일치기 여행도 갈 수 있고. 들뜬 엄마는 행동 하나하나가 즐거워 보였다. 햄버..
2019. 6. 25. 2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