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 13. 23:59ㆍ에세이 하루한편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응모할 매거진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매거진을 만든 뒤 15개의 글을 써서 올리는 형식이었다. 원래 하고 싶었던 주제가 있었으나 바꿨다. 매거진 이름은 ‘모아 모아 방’이다. 단어를 주워서 모으는 ‘나’가 들려주는 이야기다. '나'는 단어와 짧은 이야기를 엮은 걸 자신의 방 서랍장에 차곡차곡 정리한다. 첫 번째 서랍장 안에는 5개월 동안 모은 단어와 이야기가 있는데 그걸 모두에게 공개하는 거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40개의 글과 시작 글, 마침 글까지 하니 42개가 됐다. 어젯밤 8시 정도에 급하게 주제를 바꾸는 바람에 새벽 4시에 잤다. 미리 써 둔 글이 있어서 다행이지 아니었음 공모전에 참가도 못 할 뻔했다. 브런치북 프로젝트는 내가 꼭 도전해보고 싶은 공모전이어서 지금 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게 보였다. 그래서 무리해서라도 진행했다.
새벽 4시가 넘어서 잠들고 오전 9시에 일어나 좀 쉬다가 다시 글을 한 번 읽고 고쳤다. 매거진에 다 올리고, 다시 한번 읽고 블로그에 글을 쓴다. 마음이 너무 뿌듯하다. 내가 뭔가를 쓴 게 어딘가에 쓰인다는 것이 첫째고 둘째는 새로운 것에 도전했다는 거다. 좋은 결과가 있다면 더 좋겠지만 계속 시도하고 싶은 공모전이니 만약 이번에 안 되더라도 다음 공모 요강이 나올 때마다 도전하기로 한다. 마음이 즐거우니 몸도 피곤을 모르겠다. 생동감 넘치는 하루였다. 그리고 느꼈다.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어떤 변명을 대지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하자고. 내가 할 수 있을 만큼만 한다는 생각으로 하자고. 내가 만드는 결과물이 초라해 보이고 과정이 즐겁지 않더라도 하고 싶은 마음 하니만큼은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말자고. 나에게 어떤 기회를 만나게 해주는 일조차 하지 않는다면 너무 억울할 것 같으니.
그래서 꾸준히 단어를 모을 예정이다. 그 연습만큼은 게을리하지 않을 자신 있다. 단어를 모아 내 생각을 풀어내고 이야기를 만드는 걸 꾸준히 할 생각이다. ‘모아 모아 방’을 국어대사전 두께만큼 만든다면 재밌겠다. 아니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정도라도. 아직도 나를 자극할 단어들이 많이 남았으니 난 열심히 느끼고 쓰기만 하면 된다. 더 꾸준히, 성실히 써야겠다. 내가 모르는 미지의 세계에 한 발자국 다가간 느낌이다. 내 인생이 어딘가로 흐르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든다. 낯설지만, 좋다.
(https://brunch.co.kr/magazine/moamoabang) ←링크를 남겨둔다. 브런치북 프로젝트 '모아 모아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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