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는 사람과 쓰는 사람

2019. 4. 21. 23:50에세이 하루한편

 

주문한 카메라가 도착했다. 바로 Canon G7x Mark 2. 어제 왔지만, SD카드가 없어서 켤 수 없었던 내 카메라. 급히 메모리카드와 액정 보호 필름을 주문했다. 아침에 서랍 정리를 하다가 쓰던 4GB 메모리카드를 발견했다. 드디어 카메라를 켤 수 있었다. 첫 느낌은 생각보다 묵직하다는 거였고 두 번째는 화질이 좋은 건지 긴가민가했다는 점이다. 카메라를 잘 몰라서 그런가? 이렇게 안 좋을 리가 없는데. 동영상으로 카메라 기본 설정을 찾아본 뒤 사진과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화분도 찍고 엄마도 찍고 나도 찍고. 구름 사이로 해가 뜨기 시작해 밖으로 나가서도 찍어봤다. 얼굴은 화사하게 나오는 게 마음에 드는 데 나머지는 그럭저럭 이었다. 조금 더 다뤄봐야겠지.

집으로 돌아와선 대청소를 하고 유튜브 삼매경에 빠졌다. 어째 나는 멀티가 안 된다. 예전부터 느꼈지만 정말 그렇다. 책도 읽고 차분하게 다음 주 계획도 생각해보려 했는데 못 했다. 청소하고 밥 먹기 전까지 카메라랑 놀고 유튜브 본 게 다다. 밥 먹고 또 봐버렸다. 박막례 할머니 영상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된다. 시계를 보니 9, 10. 숫자가 휙휙 바뀐다. 일 년 전인가, 유튜브는 한 번 보게 되면 몇 시간을 보게 돼서 앱도 지워버렸는데.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하하. , 오늘 하루 이렇게 가버렸다. 블로그에 글 쓰는 거라도 안 했으면 온종일 한 글자도 쓰지 않는 하루였겠지. 대단한 글은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써서 다행이다. 글 쓰는 법을 까먹지 않아서 다행이고.

오늘 찍은 사진을 올려본다. 이 카메라로 여행 다니면서 좀 더 괜찮은 사진도 찍고 영상도 만들어 볼 거다. 초라한 사진 때문에 여행기를 올리는 게 부끄러울 때가 있었는데 이젠 좀 더 나아 질 거라 믿는다(미리 찍어둔 사진으로 써야 할 여행기가 많지만). 내일은 다시 쓰는 사람의 쪽으로 돌아가 읽고 쓰는 데 시간을 많이 쓰기로 다짐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름을 모르겠네

공원길에 핀 튤립

커피와 크루아상. 커피는 엄마가 마신겁니다(커피 안 마시기 프로젝트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