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바람

2018. 9. 23. 00:00에세이 하루한편



고민 끝에 제주 서쪽 게스트하우스 스텝으로 지원했다. 책방과 함께 운영하는 곳이라 이거면 됐다 싶어서. 서울에 온 지 만 이틀째, 항상 그렇듯 추석 연휴를 앞둔 느슨함이 가득했던 날이다. 추석 연휴 내 가스 점검과 신문 관리, 문단속을 잘 하라는 방송이 아침저녁으로 나오고 도로 정체 뉴스가 뜨기 시작했던 평범한 토요일. 할머니와 점심 식사를 하고 산책을 했던 오후를 지나 밤이 되었다. 난 아직도 이곳이 어색하다. 어색함이 무색하게 몸이 공간을 받아들이고 있다. 앞으론 무엇을 쓸까 생각하다 내 안에 바람이 부는 걸 느꼈다. 그리고 난 많이 변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고요함 속 어렴풋한 흔들림으로 알 수 있었다. 무심코 지나 칠 수 있었던 작은 바람이 말했다. 난 자연스레 달라질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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