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은 내일

2018. 10. 30. 23:30글쓰기 우당탕탕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 산책을 다녀왔다. 어제보다 더 추워진 날씨에 몸이 더 움츠러들었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려 노력하며 걸었다. 벌써 주머니에서 손을 빼기가 싫다. 길거리에 다니는 사람 중 경량패딩을 입은 사람이 눈에 띈다. 롱 패딩도 있다. 나만 추운 게 아니라 다 춥구나. 한겨울에 어쩌려고 이렇게 추운 걸까. 몸에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하는데 모두 깜짝 놀란 것 같다. 노란색 비니를 쓰고 후리스를 입었다. 조깅용 운동화라 구멍이 송송 뚫려 발이 시렸다. 벌써 발 시리단 말이 나오다니. 좀 있으면 기온은 영하로 떨어지고 눈이 오겠네.

  점심을 먹고 글 쓰러 카페에 가기로 했다. 신발장에서 털 부츠를 꺼냈다. 발이 따뜻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가도 되지만 굳이 걸었다. 찬바람과 알록달록 풍경이 예뻤다. 나뭇잎들이 초록에서 주황으로, 노랑으로, 빨강으로 색깔을 바꾸고 있는 것처럼 나도 나름대로 겨울 준비를 하고 있다. 접이식 매트리스 위에 깔 패드를 샀다. 극세사로. 이불도 주문했다. 이것도 극세사다. 두꺼운 암막 커튼도 달았다. 겨울을 맞을 채비를 하는 내 모습이 겨울잠 들기 전 준비하는 곰 같다. 카페에 도착하니 두시가 넘었다. 따뜻한 밀크티 한 잔을 주문했다. 차 한 잔 마실 때까지 열심히 글을 쓰는 거야, 다짐하고 다다다 적어 내려갔다. 오늘 쓴 글은 잡지에 투고할 글과 공모전에 낼 글이다. 할머니와 엄마에 대한 글이었다. 초고는 수십 번 고쳐야 하니까 생각 난대로 쏟아냈다. 시계를 두 시간이 흘러있었다. 더 쓰고 싶지만, 눈도 침침하고 몸이 뻐근했다.

 

  오늘도 어제와 다를 것 없는 하루였다. 오늘은 집으로 돌아오기 전 내가 좋아하는 편집숍에 들러 초록색 필통과 팔찌를 샀다. 왔던 길을 그대로 다시 걸어왔다. 붕어빵 가게에 들러 세 마리에 천 원어치 붕어빵을 사서 호호 불어먹었다.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조금 쉬다가 다시 글을 쓰고 드라마를 봤다. 드라마가 끝났으니 다시 또 글을 쓴다. , 이런저런 글을 쓰니 하루가 짧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다. 내일도 오늘과 같겠지. 내일은 즐거운 것 하나 뭘 찾아야 할까. 돌아오는 길에 토스트를 사 먹을까. 매일 같은 하루지만 작은 즐거움 하나씩 찾고 싶다. 그리고 바란다. 조금 더 잘 쓰는 하루가 되기를. 용기를 잃지 않기를. 조금 더 힘을 내는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오늘은 이만 마무리다

  글을 올리려고 보니 지금 올리는 글이 100번째 글이란 걸 알았다. , 100개의 글을 올리느라 고생했다. 그동안 참 잘 썼다. 더 잘 쓰자. 꾸준히 하다 보면 뭔가 보일 거야. 희망을 잃지 말자. 하루하루가 쌓여 만들어 낸 결과니까. 200, 300개가 되는 그날까지 열심히 쓰자. 이런 것도 글이 된다는 걸 보여줄 수 있게. 나도 뭔가를 쓸 수 있는 사람이란 걸 더 절실히 느끼게,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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