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의 즐거움

2018. 11. 11. 23:02글쓰기 우당탕탕


  한겨레 21에서 주최하는 손바닥 문학상 공모전에 보낼 글을 썼다. 주제는 동시대 사회적 이슈를 주제나 소재로 한 문학 글이었다.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무엇을 써야 하나. 대단하고 거창한 걸 써야 한다는 부담이 밀려와 쓸 시도를 안 했다. 그러다 며칠 전 에세이를 연재할 곳이 없을까, 하고 들어간 사이트에서 다시 읽게 됐다. 손바닥 문학상 당선작을. 모두 다 잘 읽혔다. 머리 아플 정도로 어려운 내용은 없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혹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인상이 들 뿐이었다.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썼다. 내 이야기도 누군가 봐주지 않을까 해서. 나도 쓸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아서.

  어제 카페에 가서 대충 생각을 정리했다. 어제 올린 글인 쓰레기 같은 글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어젠 글 쓰는 게 좀 힘겨운 날이었다. 막막함을 다시 한번 느낀 날이라 힘을 빼자, 빼고 쓰자 다짐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 초고를 적었다. 최소 200자 원고지 50매를 적어야 하니 6쪽은 써야 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긴 터였다. 이곳에 바로 적지 못할 정도로 내 마음을 진정시켜야만 했던 일이. 그래서 적어 내려갔다. 열 시 반에 시작해 세시에 초고를 다 적었다. 머리를 식힐 겸 빨래를 널고 개다가 저녁거리를 사러 슈퍼에 다녀왔다. 토마토 파스타가 먹고 싶어 면을 삶고 재료를 볶아 먹었다. 그리곤 다시 책상 앞에 앉아 고쳤다. 내일 정오까지 제출이니 한 번은 더 수정할 수 있다. 소리 내서 다시 읽어보고 제목을 다시 다듬어야지.

 

  결과가 좋다면 여기에도 올려야겠다. 부디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도록. 오늘은 몰입할 수 있어 즐거운 날이었다. 그게 글쓰기였다는 것도. 눈이 뻑뻑하고 침침하고 마음은 기쁘다. 이 느낌을 자주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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