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정 좀 부려봤어요

2018. 12. 6. 23:56글쓰기 우당탕탕


요새 올리는 글은 급하게 쓴다. 집안일이 바쁘기도 하고 책 만들기 과제를 하느라 시간을 다 쓰기 때문이다. 약 넉 달 전, 블로그에 하나의 게시물을 올리자고 다짐한 뒤 구체적으로 짧은 글 한 편을 쓰자고 정했다. 그건 아마 두 달 정도 됐으려나. 그렇게 그날그날 떠오르는 생각들을 잘 정리해서 어떻게든 문장을 만들고 문단을 나눴다. 근데, 오늘은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헷갈렸다. 이 글들이 어디에 쓰인다면 좋을 텐데 그냥 일회용 글이 되는 건 아닐까 해서. 언젠가부터 블로그에 올리는 글을 신경 쓰느라 일기를 쓰지 않게 됐다. 전부 블로그 탓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어쨌든 말이 되는 글을 쓰려다 보니 일기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기 마련이다. 맞춤법은 틀리지 않았는지 검사하고 중간에 딴 길로 새지 않았는지 다시 한번 읽어보고 아차, 싶으면 지우고 다시 썼다. 그렇게 날마다 하다 보면 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은 저 멀리 미뤄버렸다. 그래서 이따금 생각하게 되는 거다. 개인적인 일기보다 블로그에 올리는 글에 더 시간을 들이는 게 맞는 건지.

그럼 내가 블로그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수밖에 없다. 왜 이렇게 글을 올리는가. , 생각났다. 매일 뭔가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질 수 있다고 했던 말 때문이었다. 계속 쓰다 보면 쓰는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맞다. 이 이야기에 대한 글도 썼었지. 쓴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잊어버린 거지. . 그래도 오늘은 고민의 결이 다르다. 좀 더 정성스레 쓴 글을 올리는 게 나으려나. 이렇게 하루에 일부를 내어 휙 쓴 글 말고 정돈되고 정갈한 글, 그러니까 그럴듯한 글을 쓰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 , 모르겠다. 지금 당장 대답을 하기엔 생각할 시간이 좀 필요하다. 일기와 짧은 글 둘 다 쓸 수 있게 해야지 뭐. 글 쓰는 습관을 놓지 않기 위해선 블로그만 한 게 또 없으니까. 어쩌다 보니 투정 부리는 글이 돼버렸다. 잔말 말고 쓰자. 시간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쓰자.  

'글쓰기 우당탕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천 원어치 글  (0) 2019.01.15
광합성하며 쓴 글  (0) 2018.12.08
그럼 어느새 어딘가에 닿아 있을 거야  (0) 2018.12.01
거대한 ‘글 산’을 오르는 중  (0) 2018.11.26
내가 이런 글을?  (0) 2018.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