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가지고 있는 책

2018. 12. 13. 23:19글쓰기 우당탕탕/나만의 책만들기


(말차라떼와 내 책. 연두와 초록)


 

  가제본한 책을 찾아왔다. 진짜 책인 듯 아닌 듯 헷갈리는 책. 세상에 처음 발을 내딛는 책. 아직 나밖에 모르는 책이 나왔다. 포장지를 뜯어 책을 후루룩 훑어봤다. , 진짜 책이다, . 마음 한구석에 뿌듯함이 퍼져나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지하철 안에서 이곳저곳을 살펴봤다. 신기했다. 내가 원하는 짙은 초록색 표지가 잘 나왔고 면지 색상인 짙은 노란색과도 잘 어울렸다. 손으로 표지를 쓸어 감촉을 확인해보고 불빛에 비춰 비치는 정도를 봤다. 내지 촉감과 글씨체와 크기를 살피고 책 안에 코를 박고 킁킁 냄새도 맡아봤다. 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책을 이렇게 하나하나 눈으로 뜯어본 적은 처음이었다. 나만 가지고 있는 책, 이 세상에 하나뿐인 내 책이었다. 초등학교 시절 하굣길에 병아리 한 마리 오백 원과 바꿔 손안에 들고 집으로 가는 기분 같았다. 작고 소중한 생명이 내 손 안에 있다는 느낌이 들었달까. 책으로 이런 기분 느끼긴 또 처음이네. 마냥 좋았지만 계속 보다 보니 보완해야 할 부분이 눈에 띄었다. 다행히 이성을 찾은 거다.


1. 표지를 조금만 만져도 손자국이 쉽게 나고 흠집이 생겼다. 하나씩 생길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내 새끼 같은 책에 자꾸만 상처가 나다니! 스노우지에 무광 단면으로 코팅했는데, 이런 느낌이구나. 짙은 색이라 자국이 더 눈에 잘 띄었다. 좀 더 까끌까끌한 질감을 찾아서 표지로 선택해야겠다.

2. 글씨가 날아가듯 인쇄된 것 같아 부분적으로 흐릿했다. 이건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니 이번 주 수업에 가서 조언을 구하기로 하자.

3. 내지 구성 다시 하기. 면지를 급하게 추가하는 바람에 목차와 페이지 수가 맞지 않고 하나씩 뒤로 밀려있다. 그리고 면지 뒤 제목이 한 번 더 나온 뒤 한 페이지 더 빈 내지로 여유 주기. 그러니까 제목이 적힌 걸 한 장으로 하기. , 이렇게 단순해 보이는 걸 실수하다니. 가제본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었다.

4. 기타. 글씨체를 키울지 말지 선택하기, 머리말과 마치는 글에 소제목 달지 결정하기



(흠집이 잘 나는 앞 표지)


(세워도 찍어봤지)

 

내일부터 다시 수정에 들어가야겠다. 마지막으로 여기까지 온 나, 너무 수고 많았다. 더 수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