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지 않으면

2019. 2. 17. 23:59에세이 하루한편

 

최근 읽고 있는 2010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1F/B1’ 소설 뒤 작가 노트를 본다. 작가의 말 같은 부분이다. 김중혁 작가의 작가 노트는 첫 장은 진짜 노트 표지 그림이다. 여기에 그림이 들어가도 되는 거였나, 생각이 가장 먼저 스친다. 글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본 적도 없었으며 당연히 글만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왜 아무도 그림을 그려 넣지 않았던 거지?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여서 그랬는지 어쨌는지는 모르지만, 새로웠다. “김중혁의 창작노트라고 적힌 글자 밑엔 노트북을 펴고 작업을 하는 작가의 캐릭터가 있다. 웃는 모습이다. 그리고 그 옆에 메모지 하나가 붙어있다. 메모지엔 이렇게 적혀있다.

두 권의 노트를 쓴다. 하나는 장편용, 하나는 단편용. 이건 단편용 노트의 표지다. 웃는 얼굴을 그려두었다. 단편을 쓸 땐 즐겁게 쓰려고 한다. 즐겁지 않으면 모든 것들이 무슨 소용인가 싶다.

즐겁지 않으면 모든 것들이 무슨 소용인가 싶다. 이 문구에 눈이 간다. 책장을 덮는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주위를 둘러본다. 즐겁지 않은 것들 투성이다. 여전히 난, 즐거운 게 없다. 그리고 또다시 며칠이 흘렀다. 오늘은 외출다운 외출을 했다. B를 만났다. 사람이 붐비는 가게를 구경하기도 하고 영화도 봤다. 영화관에 가지 않으면 잘 먹지 않을 군것질을 했으며 저녁을 먹으러 들어간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가수의 노래를 찾아 들었다. 걱정과 고민을 잠시 잊은 시간이었다. 조심히 들어가, ‘재미있었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보낸 메시지였다. 재밌었다, 얼마 만에 한 말이더라. 즐겁지 않으면 모든 것들이 무슨 소용. 머리에 또 한 번 이 문장이 울린다. 재밌게 살고 싶다. 즐겁게 살고 싶다.

즐겁게 사는 것에도 노력이 필요한가. 오늘은 노력하지 않았는데. 나도 가끔은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행복해지고 싶다. 자주 재밌고, 즐거워지고 싶다. 아주 잠깐이라도 좋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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