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게으르게 살아도 될까? - 글 구선아, 그림 김택수

2018. 8. 15. 00:00글쓰기 우당탕탕/나는야 독서쟁이













게으르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린 게으르게 살면 안되는 걸까요? 조금 게을러도, 게으르게 살아도 괜찮습니다.몇 개의 나이가 지나는 동안이라도, 몇 계절이 지나는 동안이라도. 게으르게 살아도 괜찮습니다. 매일매일을 전쟁처럼 살아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내가 요즘 가장 좋아하는 주제는 게으름이다. 퇴사 이후 시간이 많아졌고 그 시간 대부분을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다. 가끔 낮잠도 자고 밤엔 산책과 조깅을 한다. 여행을 앞두고 있어서 인지 아직까지는 이렇게 사는 게, 두렵지는 않지만 가끔씩 내 안의 누군가가 묻는다. ‘정말 이렇게 살아도 될까?’, ‘이렇게 게으르게 살아도 될까?’ 물론 게으르다는 건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표현이다. 난 비교적 취침과 기상시간이 일정한 편이고 글도 꾸준히 쓰고 있다. 그것이 직업으로, 내가 내 삶을 유지할 수 있을 돈을 벌 수 있을 정도냐를 묻는 질문에 게으르다는 것 일뿐이다. 아니, 사실 잘 모르겠다. 돈을 벌 수 있는 행위를 열심히 하면 부지런한 거고 그렇지 않은 것을 열심히 하는 건 게으르다? 이건 아니잖아.

  그럼 진짜 게으르다는 건 뭘까? 아마 반대말을 찾으면 그 의미가 정확해질 것 같다. 바쁨, 시간 없음, 피곤함, 여유 없음, 충만하지 않음. 등등이 떠오른다. 그럼 내가 생각하는 게으름이란 나열해 놓은 것들의 반대말이겠지. 바쁘지 않음, 시간이 충분함, 피곤하지 않음, 여유로움, 충만함. 이 단어들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나의 삶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가 나의 최대 관심사이자 고민이다. 힌트를 얻기 위해 노력중이다.

  그래도 이렇게 잠시만이라도 게을러도 된다고 말해주는 책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나 뿐만 아니라 분명 누군가도 나도 한번 게을러 볼까? 그래도 괜찮나봐!’라고 생각할거다. 나도 한없이 게으르고 싶고 그 시간을 온전히 기쁨으로 채우고 싶다. 이 책을 만났을 땐, 아주아주 짧은 내용이지만 앞서 말한 나의 생각에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손을 들어주는 것 같았다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거겠지. 앞으로 수없이 스스로에게 게으르게 살아도 되는지 질문 하겠지만 당분간은, 더운 여름이 끝나기 전까지는 게으름으로 충만한 삶을 살아 볼 거다. 후회 없이.             







(한 번 살아보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