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대로

2019. 2. 25. 23:48에세이 하루한편


카페에서 여행기를 쓰다가 우연히 공지문을 봤다. 서촌에서 진행 예정인 북 마켓, ‘책 보부상에 참가자 명단이다. 몇 주 전 들뜬 마음으로 지원했으나 참가자 명단에 내 이름이 없었다. 아쉬운 마음으로 명단을 다시 한번 읽어봤지만 그래도 찾을 수 없었다. , 진짜 안됐구나. 당연히 될 줄 알았던 건 내 착각이었다. 지원자가 많았나 보다. 난 아직 초보 제작자니 그럴 수도 있지 뭐, 하고 넘기면 좋으련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거였다. 아니, 얼마나 더 좋은 일이 생기려고 이것도 안 되는 거지? 마켓에 신청하는 것 하나 안 되는 거냐고! 여태까지 응모한 공모전에 다 붙으려고 이러나 참. 왜 이렇게 되는 게 없는 것 같은지 조금 울적해졌다. 4월 초 제주에서 열리는 북 마켓 책 있수다에 희망을 걸어보는 수밖에 없었다. 벚꽃도 보고 책도 팔고. 이왕이면 두 달 정도 있다가 왔으면 좋겠다.

내일부터는 아침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해야 한다. 약 한 달간 아르바이트할 예정이다. 퇴사 후 처음으로 하는 일이라 긴장이 되면서도 무덤덤하다. 걱정이 되면서 재밌을 것 같기도 하고. 당분간 집순이 생활을 청산하는 게 좀 아쉽지만, 무료했던 때를 떠올리며 잘 해보려 한다. 카메라랑 비행깃값 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지. 회사 생활을 할 때보다 더 일찍 일어나고 한 시간 더 일하는 거라 피곤할 예정이다. 내 개인 시간이 훨씬 줄어들 거고 글 쓰거나 책을 읽는 시간도 부족하겠지만 아르바이트의 기록도 여기에 꼭 남기려고 한다. 뭐가 됐든 기록하는 게 내 임무니까. 일기 같은 글이 돼버렸지만, 오늘은 일찍 자야 하므로 여기까지 적는다. 내일을 위해서, 안녕! 아쉬운 일 하나가 생겼으니 좋은 일 하나도 생기겠지. 아니, 어제 좋은 일이 생겨서 아쉬운 일 하나가 생긴 건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흐르는 대로 유연히 살자고 다시 한번 상기하며,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