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행 1

2018. 8. 19. 00:00여행을 기록하자


8월 16일 목요일

서울에서 5시 15분 KTX를 타고 부산에 갔다. 너무 한낮의 연애를 가져와 기차 안에서 읽었다. 예전에 젊은 작가상 수상작으로 읽었던 소설인데도, 내용이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데도 다시 읽으니 좋았다. 역시
여행엔 책이다.

(여행엔 책이지)


도착하니 8시 12분 정도 됐다. 역안에서 밖으로 나가자마자 느낀 건 시원하다, 였다. 펄펄 끓는 서울과는 확실히 달랐다. 외숙모가 어제 비가 와서 기온이 좀 내려갔다고 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오늘 밤부터 서울의 열대야 현상이 소모된단다. 서울을 떠나니 열대야가 끝났다. 다시 돌아가면 좀 시원하려나 보다.

외숙모와 외삼촌이 마중 나와 여행 가이드를 해주었다. 다 같이 자갈치 시장에서 먹장어와 해물탕을 먹었다. 부산 여행 첫 번째 목적지로 황령산 야경을 보러 갔다. 부산 여행의 주제는 엄마의 힐링이다. 엄마가 가고 싶은 곳 위주로 가기로 했는데, 도서관에서 우연히 빌린 국내 여행 책에서 나온 곳이다. 그래서 자세히 알아보진 않았던 것 같았다. 자갈치 시장에서 거의 40분을 운전해서 갔기 때문이다. 황령산 야경은 차가 없으면 못 볼 광경이다. 구불구불한 길을 계속 올라가는데 도저히 걸어서는 못 갈 것 같았다. 분홍빛으로 빛나는 송전탑과 한눈에 들어오는 도시의 불빛을 바라보니 이곳은 서울의 남산 같다고 생각했다. 바다와 산이 있으니 바람이 세게 불었다. 사진을 찍고 내려왔다.​

(황령산에서 본 야경)


(남산타워 같은 송전탑) 


우리가 묵을 곳은 외숙모, 외삼촌의 집이다. 양쪽 다 불편한 상황이었지만 선뜻 집을 내어 준 마음이 참 감사했다. 그 집에는 깐순이라는 강아지가 있었는데 하얀 몰티즈고 8살이었다. 깐순이는 낯선 사람이 왔으니 잠깐 짖다가 쓰다듬을 수 있게 허락해 주었다. 너무 귀여워서 온종일 놀고 싶었다. 우리는 거실에서 세 명이 함께 잤다. 얼마 만에 다 같이 한 공간에서 자는지 모르겠다. 10년은 확실히 넘었다. 자는 내내 코 고는 아빠 때문에 잠을 한숨도 못 잤다. 게다가 깐순이는 우리가 궁금한지 자꾸 안방과 거실을 왔다 갔다 하며 돌아다녀서 신경이 쓰였다. 그래도 발톱이 바닥에 닿는 타닥타닥 소리가 너무 귀여웠다. 강아지 키우는 집에서만 들을 수 있는 소리니까. 그렇게 첫째 날 일정이 마무리됐다.

        

(내 이름은 깐순이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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